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1
1장. 엄마는 왜 그 길을 택했을까
말하지 못했던 상처, 그림자 속의 아이
- 그날의 기억
엄마가 세상을 떠난 날, 나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너무 갑작스럽게, 너무 조용히 엄마는 떠났다.
그날 이후 나는 “왜”라는 질문 안에 살았다.
"왜 그랬을까."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떠났을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가족의 아픔.
아버지의 알코올 의존은 어린 시절부터 나를 지치게 했고,
엄마는 늘 그런 아버지 곁에서 사는 것처럼 살지 않는 것처럼 살았다.
나는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 한 번도 “엄마는 행복하냐”라고 묻지 못했다.
엄마가 떠난 후,
나도 엄마 곁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 러 나
"나와 같은 아픔을 아이들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고,
나아가 지금은 그 바람을 너머 '삶의 소중함' 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엄마를 자살로 잃고,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으로부터 '삶의 의미'를 알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다.
- 유서도 없이 남겨진 사람들
엄마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손편지도, 녹음도, 단 한 줄의 메모조차도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엄마가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버지 때문인지, 삶이 너무 힘들어서였는지,
아니면… 나 때문은 아니었는지.
'자살'이라는 죽음은
한 사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의 삶 전체를 흔들어버리는 사건이다.
죽음과 동시에,
나는 수백 개의 질문과 함께 살아가야 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내가 좀 더 따뜻했더라면?”
“그날 내가 전화라도 했더라면?”
“혹시 마지막 순간, 엄마는 나를 떠올렸을까?”
이런 질문은 어떤 답도 주지 않지만
그 질문을 멈출 수도 없다.
가족들에게조차 우리는
‘그 일은 그냥 말하지 말자’는 침묵 속에 있었다.
“그게 가족을 위하는 거라 여겼을꺼야”
“네 엄마 많이 힘들었잖아…”
그 말들은 나에게 아무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내가 듣고 싶었던 건
엄마의 진심, 엄마의 마지막 마음이었다.
엄마의 자살 이후,
나는 누구에게도 쉽게 상처를 더욱 드러내지 못했다.
자살유족이라는 말 자체가 낙인이 되는 사회 속에서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인 척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 침묵은 더 큰 아픔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말하고 싶다.
“유서 없이 남겨졌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엄마가 끝낸 그 자리에서,
나는 누군가의 삶을 다시 시작하게 돕고 싶다.”
그것이 내가 의미심리상담가가 된 이유이고,
이 글을 쓰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