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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978년 3월 24일

by 안임수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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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3가 250-10에는 '목월공원'이 있다.
해마다 3월 24일 즈음, 목월공원에 예쁜 꽃을 놓고 가는 이들이 있다.

목월 공원


본명은 박영종(박목월)
출생은 1915년 1월 6일 경남 고성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사망은 1978년 3월 24일
18세인 1933년 개벽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어린이>에 동시월호에 그의 시 '제비맞이'가 당선되어
동시를 주로 쓰는 시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본격적인 작품활동은 1940년 <문장>의 9월호에 '가을 어스름', '연륜'으로 추천 완료하여 본격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꽤 오랫동안 보아왔는데 이번엔 좀 남다르게 다가왔다.
벌써 박목월 시인이 사망한 지 40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그 이름 아니 그를 추모하는 손길이 있다는
것이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다.

나는 '로고테라피'를 배우는 <의미치료심리상담사>이다.
누구나 ' 삶의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삶의 의미를 잃고 '공허'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왜 박목월 시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삶의 의미'를 말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한 사람이 이토록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을 시작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그게 뭔 소용이야, 현재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라는 풍조가 만연하지만  말이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이 있나?
나의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해 줄까?
한 사람이라도 나와 겹쳐지는 삶에서 감명을 받았고, 그래서 세상이 살만하게 느껴지게 한
기억이 있으려나?
내 삶의 의미를 잘 실현하고 살고 있나?

박목월 시인의 삶의 의미는 좋은 시를 쓰는 것이었을까?
그 또한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아이들의 아버지였고, 한 여인의 남편이었다.

여기서 잠깐 그의 시 <가정>을 소개하고 싶다.


가정
                               - 박목월-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심 구문 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 삼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문 반.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 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굳이 시를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시에서 시인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고단함과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미소가 보이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한 시인이기 전에 한 여인의 남편이고, 많은 아이들을 기르는 아버지였다.

모르겠다.
내 삶의 의미를 잘 실현하고 있는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웃에게
내 삶의 태도를 올바르게 가져가는 삶을 살고 싶다.

위의 질문에 완벽한 답을 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 질문에 좋은 답을, 삶으로 대신하고 싶다.

시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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