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의미를 찾게 돕는 로고테라피
나이 들어가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반백 년을 살았다.
사실 이 말을 하는 나도 참 낯설게 느껴질 만큼 내 나이가 의심스럽다.
어느새 반백 년의 세월을 살다니.
어릴 때는 나이의 의미를 몰랐다.
지금은 다 안다? 그건 아닐 것이다.
만약에 내가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을 더 산다면 그때도 나는 나이의 의미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나이 들어가는 것은 ‘익어가는 것이다’라는 표현처럼 나의 나이 듦이 좋다.
어릴 적에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두렵고, 아득했다.
그리고 내가 잘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 지적 수준도 안 되었다.
그저 남들 속에 어우러져 살아야 하니까 살았다.
이제 나는 내게 묻는다.
잘 살고 있니?
그동안 잘 살았니? 라고 내게 묻는다.
원망과 눈물로 괴로운 시간이 많았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눈을 아예 뜨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도 있었다.
찬란한 순간도 있었다.
현재의 남편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잉태하고, 낳는 순간들은
내 인생에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높은 창공에서 누군가 쏘아 올린 빛나는 불꽃처럼 말이다.
그러나 부끄러운 순간도 있었다.
철없이 화내고, 미워하고, 험담하는 순간들 말이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난을 겪었던 일을 부끄러워했던 기억이다.
어머님의 자살에 의한 죽음
사기로 인해 입은 엄청난 재산적 손실과 충격으로 인한 밀려오는 상실감을
마주해야 했던 순간이다.
사실 나는 그 순간을 부끄럽게 여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다가 내게 질문했다.
네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니?
네 잘못이든 아니든 너는 그 시간을 멋지게 견뎌왔고, 지금도 그 사건으로 괴로울 때도 있지만,
너는 책임감 있게 그 시간을 이겨냈잖아?
그런데 왜 부끄럽고, 수치심을 느끼니?라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고난의 경험을 수치스럽게 여길 때가 있다.
고인이 된 조지아 대학 심리학 교수 이디스 와이스코프 조웰슨은 로고테라피에 관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오늘날 정신 건강 철학은 인간은 반드시 행복해야 하며, 불행은 부적응의 징후라는
생각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치 체계가 불행하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더 불행해지면서
피할 수 없는 불행의 짐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을 만들어 온 것이다.
some comments on a Viennese school of Psychiary,<The Journal of Abnormal and social psychology>51, 1955, pp.701~703
또 다른 논문에서 그녀는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불행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불행하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 Logotheraphy and Existential Analysis, <Acta Psychotherapeutica>
6, 1958, pp193~204라고 하면서 ’ 피할 수 없는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시련에
수치심보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그것을 품위 있는 것으로 여길 수 있는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고
있는 미국 문화의 잘못된 풍토를 바로잡는 데 로고테라피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한 바 있다.
인간의 주된 관심이 쾌락을 얻거나 단순히 고통을 피하는 데 있지 않고, 삶에서 의미를 찾는
데 있다는 것이 로고테라피의 기본 신조 중 하나이다.
시련이 주는 의미를 아는 사람은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는 것이 그 이유다.
마찬가지로 나는 엄마가 자살로 사망하신 이유로 삶이 힘들 때마다 죽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
죽음이 주는 편안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살아있다. 왜?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자살하고 나면 내 아이들이 내가 지금 겪는 아픔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기를 당해서 힘들었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나의 분노와 슬픔으로 인해 고통을 주지
않으려고 무던히 싸웠다.
새벽에 나가 기도를 하며 씨름했고,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나는 엄마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그 시간을 지나왔다.
내게 닥친 시련은 내가 살아 있어야 할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안내했고,
나는 그 안내에 책임감을 느끼고 임했다.
인간은 반드시 행복해야 하는가?
다시 질문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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