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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4

by 안임수 2025.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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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다시 시작된 나의 변화

아픔을 품은 내가, 사랑으로 회복되다

 

 

하나님을 믿게 되면서 만난 사랑의 공동체

 

내게 변화를 준 첫 번째 선물은 교회 공동체다.

19964봄,

그전까지 나는 교회를 다녔어도

하나님이 나의 삶에 정말 계신 분인지

의심만 가득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해 봄,

나의 이야기를 묻고, 아무 조건 없이 들어주며,

내 거친 말에 상처받으면서도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걸 처음 느꼈다.

나는 상처를 입고,

상처를 주며 살아왔던 사람인데,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사랑한다”라고 말해주는 일이

너무 낯설고, 눈물 나는 일이었다.

 

그들은 나를

고쳐야 할 사람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귀한 사람으로 대했다.

그 순간부터,

내가 아픈 사람이 아니라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믿게 되었다.

그 봄 이후,

내 인생에는 조금씩 따뜻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남편의 사랑과 엄마가 되며 알게 된 부모의 무게

 

변화를 준 두 번째 선물은

남편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상하고, 따뜻하고, 한결같은 사람이다.

오랜 시간 불안한 가족 관계로 인해 사랑은 믿을 수 없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거칠게 굴고,

불쑥 화를 내도, 조용히 나를 기다려주었다.

그의 그런 모습이

나도 모르게 나를 바꾸었다.

사랑받는 법을 배우면서, 사랑하는 법도 조금씩 배워갔다.

 

세번째 변화를 준 선물은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낳고,  길러보며

부모로서의 한 없는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두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부모가 되어 보니

나의 부모님도 그저 살아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을 하나둘 떠올리게 되었다.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하러 가서, 별을 보며 자던 밤,

내가 잡은 물고기로 끓여주신 어죽,

실수를 솔직히 고백했을 때 바로 용서해 주며 웃던 모습,

언니와 싸운 후 내 손에서 피가 나자

그 피를 입으로 빨아주시던 기억까지

 

그 기억들은

아버지가 나를 미워하신 게 아니라,

그저 그분도 너무 지쳐 있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 모든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과거에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를 회복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이전에는

상처가 나를 정의했지만,

이제는

사랑이 나를 다시 세우고 있다.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5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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