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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5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5 나는 다시 태어난다의미심리학을 만나서, 죽음에서 삶으로 의미치료심리학을 만나서, 죽음에서 삶으로내가 의미치료심리학을 처음 만난 것은 우연 같았지만, 돌아보면 정확히 예정된 만남이었다.한국의미치료학회에서 상담사 1급 자격을 취득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람의 마음공부를 이어오고 있다. 단지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기술을 넘어서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직면하는 시간을 가졌다.상처투성이였던 과거. 말하지 못한 고통. 용서하지 못한 분노.그 모든 것들과 다시 마주했을 때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는 다시 태어났구나.” 죽음을 품고 살아온 내가, 이제는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더 이상 “과거에 묶인 사람”이 아니었다. ✉ 나에게 쓰는 편지미라야, 너는 참 외롭고 힘들게 살아.. 2025. 8. 7.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4 다시 시작된 나의 변화아픔을 품은 내가, 사랑으로 회복되다 하나님을 믿게 되면서 만난 사랑의 공동체 내게 변화를 준 첫 번째 선물은 교회 공동체다.1996년 4월 봄,그전까지 나는 교회를 다녔어도 하나님이 나의 삶에 정말 계신 분인지 의심만 가득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해 봄, 나의 이야기를 묻고, 아무 조건 없이 들어주며, 내 거친 말에 상처받으면서도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걸 처음 느꼈다.나는 상처를 입고, 상처를 주며 살아왔던 사람인데,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사랑한다”라고 말해주는 일이 너무 낯설고, 눈물 나는 일이었다. 그들은 나를 “고쳐야 할 사람”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귀한 사람”으로 대했다.그 순간부터, 내가 ‘아픈 사람’이 아니라 ‘회복.. 2025. 8. 6.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3 무너진 가정, 남겨진 아이어린 나는 어떻게 살았나나는 늘 또래 아이들과 조금 달랐다.나는 늘 또래 아이들과 조금 달랐다.또래 친구들보다는 한참 나이 많은 언니들과 대화하는 게 더 편했다. 어린 나이에 어른스러운 말투, 어른스러운 표정, 그리고 어른처럼 조용하고 눈치 빠른 아이.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물었다. “너 왜 이렇게 조용해?” “너 눈이 왜 이렇게 슬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 눈이 슬퍼 보인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슬픔은 집에서부터 따라왔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고함을 지르는 날이면 엄마는 또 울고, 나는 또 조용히 웅크려야 했다.어린 나는 홍수처럼 넘실대는 냇물에 양초를 띄우며 소원을 빌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나는 기도했다. “오늘은 아버지가 .. 2025. 8. 5.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2 알코올에 가려진 아버지가족을 무너뜨린 중독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세상 앞에서, 가장 약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중독은 우리 가족 전체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처음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술이 아버지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우리를 다치게 하기 시작했다.엄마는 두려움과 인내 사이에서 살아갔다. 매일 저녁 아버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만 들어도 집 안 전체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고성, 폭력, 물건 부수는 소리, 울음소리… 이 모든 게 우리 집의 일상이었다. 그때 나는 너무 어렸다. 이게 이상한 건지, 모두가 그런 건지 몰랐다. 단지 그 상황을 견디는 법을 터득할 뿐이었다. 조용히, 눈치 보며, 숨죽이며 사는 법. 하지만 중독은 단지.. 2025. 8. 4.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_1 1장. 엄마는 왜 그 길을 택했을까말하지 못했던 상처, 그림자 속의 아이 그날의 기억 엄마가 세상을 떠난 날, 나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너무 갑작스럽게, 너무 조용히 엄마는 떠났다. 그날 이후 나는 “왜”라는 질문 안에 살았다."왜 그랬을까.""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을까.""왜 그렇게 떠났을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가족의 아픔. 아버지의 알코올 의존은 어린 시절부터 나를 지치게 했고, 엄마는 늘 그런 아버지 곁에서 사는 것처럼 살지 않는 것처럼 살았다. 나는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 한 번도 “엄마는 행복하냐”라고 묻지 못했다.엄마가 떠난 후, 나도 엄마 곁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 러 나 "나와 같은 아픔을 아이들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고,나.. 2025.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