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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회피, 부부관계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by 안임수 202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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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부부 관계는 사랑으로 시작되지만,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이때 배우자와의 갈등을 피하려는 ‘회피(avoidance)’ 행동은 우리 부부 생활 속에 자주 나타납니다.

흔히 회피라고 하면 무조건 나쁘게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갈등을 예방하는 지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문제를 키우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회피성향이 부부관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회피가 좋은 경우 (부부관계 속 긍정적 기능)

 

회피는 즉각적인 충돌을 피하고, 감정을 조절하거나 대화를 준비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긍정적 기능을 합니다.

  • 남편이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 잠시 자리를 피해 산책을 하며 진정 → 불필요한 폭언 예방
  • 아내가 직장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은 날, 재정 문제를 꺼내지 않고 미룸 → 갈등 완화
  • 아이 앞에서 언성을 높이지 않기 위해 대화를 중단 → 가정 내 안전 유지
  • 상대방이 울며 감정 폭발할 때 당장 달래지 않고 혼자 두기 → 스스로 정리할 기회 제공
  • 민감한 주제가 반복 언급될 때 대화를 전환 → 과거 상처 심화 방지

이처럼 회피가 일시적이고 조절적일 때, 오히려 관계 유지와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2. 회피가 나쁜 경우 (부부관계 속 부정적 기능)

 

반대로 회피가 문제를 외면하고, 대화를 단절시키는 방식으로 쓰이면 부부 관계는 서서히 무너집니다.

  • 재정, 양육 문제를 대화하지 않고 미룸 → 위기 심화
  • 사소한 불만도 말하지 않고 쌓아둠 → 폭발 시 돌이킬 수 없음
  • 성적 문제를 회피 → 친밀감 단절
  • 외도나 큰 실수에 대해 대화 자체를 피함 → 신뢰 붕괴
  • 갈등을 피하려고 대화를 아예 하지 않음 → 정서적 이혼 상태
  • 자녀 양육 방식 불일치를 덮음 → 아이에게 불안과 혼란

이처럼 회피가 습관화되면 결국 부부 사이의 소통 단절을 불러오고, 오히려 더 큰 상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론

부부 관계에서 회피는 무조건 나쁜 것도,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일시적으로 감정을 진정시키고, 대화의 조건을 마련할 때는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계속 회피만 한다면 결국 관계는 멀어지고 신뢰가 깨집니다.
따라서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회피 후 재접근”입니다.

 

즉, 잠시 거리를 두어 감정을 정리한 뒤 반드시 다시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부부가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고,

더 깊은 친밀감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참고자료

  • Gottman, J. (1999). The Seven Principles for Making Marriage Work. Crown Publishing.
  • Johnson, S. (2008). Hold Me Tight: Seven Conversations for a Lifetime of Love. Little, Brown Spark.
  • 박상미 (2020).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최성애 (2016). 『행복수업』.
  • Lazarus, R. S., & Folkman, S. (1984). Stress, Appraisal, and Coping. Spr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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